여행 3일차..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라카로 이동합니다.
여행전에 숙소를 정하면서 했던 아내의 말이 생각납니다
트윈타워 옆에 공원이 있으니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산책해도 되겠다고 했지만
저보다 아침잠이 많아서 못일어납니다...
8시쯤에 조식을 먹고 산책은 패스하고 짐을 챙겨 10시쯤 체크아웃을 합니다.
전날에 계획을 짜면서 호텔이랑 전철역이 떨어져 있으니 버스터미널까지 우버를 이용하는걸로 결정
호텔로비에서 대기하다가 우버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갑니다.
전날에 탔던 3번의 우버기사들은 말을 잘 안걸었는데
이번에 만난 우버기사분은 어디서 왔느냐부터해서 계속 대화를 시도합니다.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하고 아내가 south라고 농담하듯 얘기하니까
북한관련 개그를 시전해주는 기사분 김정남 피살로 관계가 악화되어서 그런가 상당히 부정적으로 ㅎㅎ
그밖에 KL타워에 가봤냐, 쿠알라룸푸르는 어땠냐, 말라카도 좋은도시다,
내 동생이 차를 샀는데 기아 카니발이다 무지 크고 좋다,
쿠알라룸푸르 뿐만아니라 너희들이 가는 말라카도 우버가 된다,
그랩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 국가에서 주로 서비스한다, 등등
이런식의 대화가 이어지다가 멘토스를 권해주길래 먹고나서 한국에서 가져온 과자를 답례로 주고
터미널에 도착해서 기사분과 ㅃㅃ합니다.
블로그 글을 보면 말라카나 싱가포르로 가는 버스편을 예약해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남은 일정이 평일밖에 없어서 예매는 안했습니다
주말에 예약없이 이동했으면 일정이 엄청나게 틀어졌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하시는 분들, 주말일정은 좀더 꼼꼼하게 잡으세요~
TBS 터미널에 표를 매표창구가 여러곳이 있는데 아무창구나 가서 행선지를 말하면 표를 구매할수 있습니다
말라카로 가는 버스요금이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데 한국돈으로 5천원대였던것같아요
우등버스를 타고 2시간 조금 안되게 갔습니다. 자리도 절반정도만 차있더군요.
말라카 센트럴 터미널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우버를 타고 갈까 하다가 17번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합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터미널 건물로 들어간 다음에 domestic bus라고 써있는 곳으로 가면
플랫폼마다 동그라미 안에 숫자가 써져있습니다. 그게 노선번호입니다.
처음와봐서 어리버리 타고 있으니까 터미널 안내하는 사람이 어디가냐고 물어봅니다.
네덜란드 광장으로 가면 된다는 글이 생각나서 Netherland square라고 답하니까 못알아듣습니다
그래서 Dutch square라고 하니까 알아듣고 17번 플랫폼을 손으로 가리키며 기다리라고 합니다.
변변찮은 영어실력이 부끄러웠습니다.
버스는 대합실에서 30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왔습니다.
현금을 들고 버스에 타면서 기사분께 목적지를 말하고 돈을 주면 티켓을 주더군요 요금은 2링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는곳에서 내린 뒤에 구글맵을 보고 숙소를 찾아갑니다.
말라카에서 머물 숙소는 말라카 최고급 호텔인 까사델리오 호텔이 강너머에서 보이는 키사이드 호텔입니다
4만5천원 가량의 저렴한 숙소라서 시설은 별 기대는 안하고 야경 하나만 보고 예약했습니다.
키사이드 호텔 테라스에 나와서 본 까사델리오 호텔.. 멋있게 생김
짐도 풀었겠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현금이 거의 바닥이 나서 ATM을 찾기로하고 네덜란드 광장으로 향합니다.
근데 길거리에 널려있을 ATM이 안보이네요 광장 부근에 인포메이션 건물이 있어서 ATM위치를 물어보니
위치를 알려주는데 버스를 타고온 길을 거슬러서 가더군요. 광장에서 좀 멀었습니다.
인포메이션 직원에게 Thank you 하고 나오려는데 어디서 왔냐고 물어봅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잘 지내고 가라고 덕담을 해줍니다.
비루한 영어실력이라 다시 Thank you를 하고 인포메이션을 나옵니다.
은행까지 가느라 점심먹으러 가는길이 더 멀어졌습니다. 지도를 잘못읽어서 엉뚱한데로도 가고 해서 대략 30분가까이 걸렸습니다만 가는길에 학교를 지나가게 되어 하교하는 학생들도 보고 나름 괜찮았습니다.
점심식사는 ee ji ban이었나 이지반이라는 식당인데 연예인 이지혜가 들렀던 맛집인가 봅니다.
자리에 앉아서 티비를 보니까 이 식당에서 찍어간 여러나라의 방송들을 반복해서 틀어주더라구요
이지반은 처음들어보는 식당이었지만 목적이 치킨라이스볼이었고 이 식당에서도 팔더군요
치킨라이스볼이랑 찐닭과 구운닭고기 반반으로 나오는 요리를 주문했습니다....
닭고기요리를 보니 맨아래애 오이를 깔고 소스를 뿌려서 그위에 닭고기를 얹어서 나왔습니다
문제는 제가 오이를 못먹습니다. 못먹는것 뿐만아니라 오이가 없더라도 오이가 묻은 부분도 못먹어요
동남아 음식에는 오이가 많이 들어가니 저처럼 못먹는 사람은 주문할때 오이빼달라고 하세요
아내가 소스가 안 묻은 닭고기만 건져줘서 조금 먹고 치킨라이스볼로 때웁니다...
삼계탕 먹을때 닭껍질 안먹는 분들은 찐닭(steamed chicken)도 안시키는걸 추천합니다.
무조건 구운닭(roasted chicken)으로 시키세요 껍질 까지 맛나요
밥을 먹고나서 숙소로 돌아가려고 구글맵을 보니 한블럭만 더 가면 바다가 나오길래
아내한테 바다구경 좀 하고 들어가자고 하면서 바다쪽으로 걸어갔으나 바다가 보기가 힘들더군요
또 30분 가까이 땡볕에서 뻘짓을 한끝에 강 하구 근처에서 바다를 보았으나 볼품이 없었습니다.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좀 쉬다가 5시경에 밖으로 나옵니다.
존커스트리트를 돌아다니다보니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보디빌더를 기리는 공원같은데 누군지 몰라서 대충 훑어보고 나왔습니다.
존커스트리트 끝까지 갔다가 술마시는 바를 보고 갈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안가고
메인스트리트 뒤쪽의 골목길로 돌아가려는데 어느 커플이 특이하게 생긴 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보니까 문이 사진찍기에 참 좋아보이는데 커플이 오랫동안 사진찍고 있어서 그냥 돌아갑니다.
나오기전 숙소에서 검색했던 카페를 발견하고 커피와 팬케이크를 시켜먹습니다
팬케이크가 두툼한게 특이하면서도 맛있더군요 먹을때는 '오오~ 맛있다' 이러면서 먹었습니다
근데 나중에 싱가포르에있는 마트에 가서 알게된건데 두툼하게 생긴 시판용 팬케이크가 딱 그 모양이었습니다.
카페는 전시회도 겸하는 뮤지엄카페였는데 민속품 같은 소품들이 많고
일부는 판매도 하고 벽에는 전시회 포스터도 붙어있고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근데 뒤 테이블에 한국인 여성 4명이 대화를 하고 있어서 한국에 있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겠죠
해가지고서야 카페에서 나와서 숙소 근처에 있는 유람선 선착장으로 갑니다
2명이 38링깃이었나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표를 사고 대기하고 있는데
한무리의 한국인들이 와서는 배를 먼저 탑니다 단체관광객인가봐요
그 사람들이 한바탕 지나가고 사람들이 채워지자 유람선에 탈수 있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가면 이러한 풍경들을 보게 됩니다
유람선은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지역부터 시작해서 민속촌 같은 곳도 지나고
점심먹으러 갔던 도심도 지나갔고 가보지 못한 대형 쇼핑몰 근처도 지납니다
야경도 볼만하고 소요시간도 30분 가까이 됩니다
유람선을 타고 가다보니 모노레일이 있던데 인천의 월미은하레일처럼 망한듯 합니다.
생각보다 길었던 유람선투어를 마치고
근처에 있는 네덜란드 광장으로 가서 I love Melaka라고 써있는데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전망대를 보러갑니다 입장료가 비쌌지만 타기로 결정.
전망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보는 방식과는 달리 전망대가 지상에 있고 탑승이 끝나면
전망대가 올라가면서 회전을 합니다 꼭대기에 도달하면
그 자리에서 회전만 하다가 일정시간 지나면 내려오고 끝납니다.
시간도 10분정도밖에 안걸린듯 합니다. 감상은 말라카가 생각보다 넓네...정도...
비싸기만하고 불빛감상만 하다 끝..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이 휘황찬란한 야경이 아니라서 전망대는 밤보다 낮에가는걸 추천합니다.
전망대 근처에 있는 세븐일레븐에 가서 컵라면이랑 맥주랑 주전부리를 사갖고 숙소에 와서
베란다에서 까사델리오 호텔을 보며 야식을 먹습니다.
강건너 까사델리오 호텔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가 좋더군요
키사이드 호텔의 시설은 모텔급이고 요금도 딱 그 수준이었지만
강을 낀 베란다가 있는 숙소를 잡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까사델리오에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정쯤 됐나.. 음악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을때 우리도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합니다.